사이트 내 전체검색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Business & Law, 기업경영과 법의 만남 16 | 2017년 10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영미법에서 유래한 제도로서 고의적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에게 피해자의 실제 손해보다 더 큰 금액의 손해배상을 명하는 제도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개별 입법의 형태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일부 도입되고 있는바, 통일성 있는 입법의 체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4d49bec9344b55ff72030d753384c947_1507187111_3781.jpg

 

최근 소위 백화점과 납품업체 간 또는 프랜차이즈 본점과 가맹점 간 등 소위 ‘갑을(甲乙) 관계’가 형성된 분야에서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그 해결 방안 중 하나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또한 과거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였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같은 경우에도 그 해결 방안으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부각되었다. 이 사건에서 제조회사는 판매제품에 독극물이 들어 있어서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그냥 판매하였고, 문제가 터진 다음에도 연구결과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에서 피해자는 원인 규명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할 뿐 아니라 피해자의 과실이 일부 인정되어 과실상계라도 당하게 되면 그 피해를 보상받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부각되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으로 이슈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하에 최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 문제는 이슈가 되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하겠다는 항목이 명시되었으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사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면 징벌적 손해배상이란 무엇인가.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이란, 기업이 불법행위를 통해 영리적 이익을 얻은 경우 이익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을 손해배상액이나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방식의 금전배상을 말한다. 끼친 손해에 상응하는 액수만을 보상하게 하는 전보적(塡補的) 손해배상(보상적 손해배상,compensatory damages)만으로는 예방적 효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고액의 배상을 치르게 함으로써 장래에 유사한 불법행위의 재발을 억제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1763년 영국의 ‘Huckle v. Money 사건’ 에서 처음으로 그 용어가 등장했다고 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불법행위로 얻어지는 이익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초과한다는 계산 아래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였고, 이후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주로 영미법계 국가로 파급되어 사용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영미법에서 유래
그러나 영미법계 국가들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폭넓게 일률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가해자가 고의로(intentionally), 또는 악의로(maliciously), 또는 매우 무모하게(grossly reckless)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에만 인정된다. 따라서 단순 과실에 불과하거나 계약 위반(breach of contract)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구체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미국의 법원은 다음과 같은 여러 요소들을 세심하게 판단한다. 첫째, 실제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 또는 명목적 손해배상(nominal damages) 청구를 기본 청구로 하고 있는지 여부(만약 기본 배상청구 없이 징벌적 배상만을 구할 경우에는 이를 인정하지 않음), 둘째, 가해행위가 고의적 또는 악의적인지 여부, 셋째, 징벌적 배상액이 실제 손해액(actual damages)에 상응 및 비례하는지 여부, 넷째, 유사 사건에서 징벌적 배상을 인정한 사례가 있는지 여부 등이다. 징벌적 배상액의 범위에 관하여도 미국의 각주는 이를 획일적으로 정하고 있지 아니하며, 어떤 주에서는 실제 손해액의 2~5배를 범주로 명시하고 있는 반면, 또 어떤 주에서는 배상액의 상한을 정하고 있지 않기도 하다.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 불인정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실손해액의 배상만으로는 피해구제가 충분치 못하였고, 이로 인하여 실손해액보다 고액의 배상액을 부과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 자체는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그러나 공사법(公私法) 구분이 엄격하지 않은 영미법계 국가에서 발전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전보적 손해배상에 입각한 우리 법제에 이질적이라는 주장이 대세였고, 우리 법원도 이 제도가 공서양속에 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아래 대법원 판결에서 보듯이 계속 유지해왔다.
이와 같이 우리 법제에는 이질적이라고 평가되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에 동력을 제공한 것은 우리사회의 ‘갑’들이라고 볼 수 있다. 갑들의 방만한 행태들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과 확대를 지지하는 여론과 입법에 힘을 실어주었다.

 

 

징벌적 손해배상 입법의 체계화가 필요
2011년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이 우리 법제에 처음 도입된 이후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조물책임법’,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 총 9개 법률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제도화되었다. 하도급법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물꼬를 튼 이후로 여러 분야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었으며, 이미 제도화된 이외의 여러 분야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자는 법률안들이 다수 발의되고 있다. 기존의 입법례처럼 분야를 특정하지 말고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일반법을 만들자는 법률안도 2건이나 발의되어 있고, 특허·공정거래·방위사업·안전관리·최저임금·채권추심 등의 분야에 이를 도입하자는 법률안도 발의되어 있다. 또한 내용면에서는 지금까지의 입법적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3배액 배상’이라는 한도를 넘어서는 법안도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이 난립되어 있는 여러 입법들의 통일성 및 체계성을 강화하는 일이 향후 과제로 남게 되었다. 만약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이 개별 분야별로 통일성 없이 진행될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의 요건이나 배상액수 산정요인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편차가 발생할 수 있고 입법적 완성도에서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입법을 추진하는 행정부 공무원이나 시민단체, 국회에서도 모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07747 판결
민사소송법 제217조의 2 제1항은 “법원은 손해배상에 관한 확정재판 등이 대한민국의 법률 또는 대한민국이 체결한 국제조약의 기본질서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경우에는 해당 확정재판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승인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이 손해전보의 범위를 초과하는 배상액의 지급을 명한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의 승인을 적정범위로 제한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다.

--------

 

 

4d49bec9344b55ff72030d753384c947_1507187208_1546.jpg 

 

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hc.shin@lawplex.co.kr


(주)시이오파트너스 | 월간<CEO&> :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98길 3 (갈월동) KCC IT빌딩 5층 (우 04334)
문의전화 : Tel 02-2253-1114, 02-2237-1025 | Fax 02-2232-0277
Copyright CEOPARTNERS All rights reserved. 월간<CEO&>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