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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사록 등의 열람․등사 가처분

Business & Law, 기업경영과 법의 만남 15 | 201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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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사록 등의 열람․등사 가처분

이사회 의사록이나 회계장부 등의 열람․등사 가처분은 적대적M&A 혹은 경영권분쟁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유용한 무기이다. 판례에 따르면 가처분을 제기하는 측에게 정당한 목적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공격하는 측에서도 자신의 주주로서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주장ㆍ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Writer 신흥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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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측에서는 이사회 의사록이나 회계장부의 열람을 통하여 기존 이사진의 위법, 부당행위 등 비위사실을 확인하여 이사의 직무집행정지 내지 해임을 요구하면 좋을 것이다. 또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기존 경영진의 비위사실을 널리 알림으로써 중립적 위치에 있던 소수주주들을 공격 진영에 우호적인 입장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이사회 의사록 또는 회계장부의 열람ㆍ등사 가처분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상장법인의 경우에는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1만분의 1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소수주주는 주식회사의 이사회 의사록 또는 회계장부에 대한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할 수 있고, 이는 통상적으로 가처분 소송의 형태로 진행된다.

 

 

열람ㆍ등사 청구가 정당한 목적이 없을 경우에는 회사 측에서 거부 가능
이사회 의사록 또는 회계장부 열람ㆍ등사 가처분에서 회사 측은 주주의 청구가 부당함을 입증하면 그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주주의 열람ㆍ등사권 행사가 부당한 것인지 여부는 그 행사에 이르게 된 경위, 행사의 목적, 악의성 유무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주주의 열람ㆍ등사권의 행사가 회사업무의 운영을 마비시키거나, 주주 공동의 이익을 해치거나, 주주가 회사의 경쟁자로서 그 취득한 정보를 나쁘게 이용할 염려가 있거나, 또는 회사에 지나치게 불리한 시기를 택하여 행사하는 경우 등에는 정당한 목적이 없어서 부당한 것이라고 본다.

 


무학과 대선주조 사례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주식회사 무학과 대선주조 주식회사는 모두 부산ㆍ경남 지역에 영업기반을 두고 오랜 기간 경쟁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소주회사이다. 무학은 대선주조가 139억 원 남짓의 자본금을 33억 원 남짓으로 대폭 감자하자 대선주조의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무학은 대선주조의 계속된 자본전액 잠식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보통주가 상장폐지 되었음에도 액면가의 5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그 주식을 매입하여 대주주가 되었다. 한편 무학은 대선주조의 주식 취득과 때를 같이하여 공개적으로 대선주조의 경영권 인수를 표방하면서 50% 이상의 주식 취득을 위한 주식 공개매수에 착수하였다. 아울러 무학은 주식 취득 이전에 드러난 대선주조 전 대표이사의 부정행위, 미수금 채권관계, 상장폐지건 등을 내세워 임원 해임 요구, 손해배상청구 등을 하였고 이를 통하여 대선주조의 경영진을 압박하였다. 또한 무학은 대선주조의 주주 및 채권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하면서 대선주조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학은 대선주조를 상대로 이사회 의사록 등의 열람ㆍ등사가처분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하급심 법원은 두 회사의 관계, 무학이 대선주조의 주식을 취득한 시기 및 경위, 주식 취득 이후에 취한 무학의 행동, 대선주조의 현재 상황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였다. 법원은 무학의 주식 취득이 그 본래의 목적인 회사의 경영성과를 분배받고자 하는 데 있지 않음이 분명하다고 보았다. 또한 법원은 무학이 대선주조의 경영감독을 위하여 이사회 의사록이나 회계장부의 열람ㆍ등사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주라는 지위를 내세워 대선주조를 압박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목적인 경영권 인수(적대적 M&A)를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위 서류들에 대한 열람ㆍ등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나아가 법원은 두 회사가 경업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 사건 열람ㆍ등사 청구를 통하여 얻은 대선주조의 영업상 비밀이 무학의 구체적인 의도와는 무관하게 경업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보았다. 결국 무학의 이 사건 열람ㆍ등사 청구는 정당한 목적이 없는 것이라고 판단되었다. 즉 무학의 이사회 의사록 등열람ㆍ등사 청구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와 쉰들러 사례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에 있었던 현대엘리베이터와 쉰들러 간 분쟁 사례에서 대법원은 이사회 의사록 등의 열람ㆍ등사 청구가 정당하다고 보았다.
쉰들러 그룹은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스컬레이터ㆍ엘리베이터 제조업체로서, 2013. 1. 18. 기준으로 현대엘리베이터 발행 주식 총수의 35%에 해당하는 4,221,38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에게 2011. 7. 6.자, 2011. 8. 29.자 등 4차례 서신을 보내서, 파생상품거래, 현대건설 인수 참여, 현대유엔아이와의 용역거래 등과 관련한 자료와 관련 이사회 의사록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였다. 쉰들러 측에서 내세운 사유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사업과 무관하게 파생상품거래 등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데, 이는 특정 주주(현정은 회장 일가)의 이익만을 위하여 무리한 계약체결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었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2011. 9. 29.자 서신으로 쉰들러 측의 요구를 거절하였다. 거절이유는 쉰들러가 요구하는 자료는 비밀유지의 무상 공개할 수 없거나 열람ㆍ등사청구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고, 많은 부분은 이미 공개된 것이며,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된 자료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관한 것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쉰들러 측은 법원에 현대엘리베이터의 이사회 의사록 등에 대한 열람ㆍ등사를 구하는 가처분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하급심 법원은 쉰들러 측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결정 이유에 따르면, 쉰들러는 주주로서 회사의 경영을 감독하기 위하여서가 아니라, 주주라는 지위를 내세워 회사를 압박함으로써 현대그룹으로부터 엘리베이터 사업부문을 인수하거나 그와 관련하여 협상하는 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지위를 점하기 위하여 이사회 의사록 등에 대한 열람·등사를 청구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열람·등사 청구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하급심 법원의 판단은 위에서 소개한 무학과 대선주조 간 사례에서의 대법원 결정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4. 7. 21. 자 결정을 통하여 이번에는 주주 즉 쉰들러 측의 이사회 의사록 등에 대한열람·등사 청구가 정당하다고 보았다. 대법원 결정 이유에 따르면, 적대적 인수ㆍ합병을 시도하는 주주의 열람ㆍ등사청구라고 하더라도 그 목적이 단순한 압박이 아니라 회사의 경영을 감독하여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허용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주가 회사의 이사에 대하여 대표소송을 통한 책임추궁이나 유지청구, 해임청구를 하는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하여 이사회 의사록 등의 열람ㆍ등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청구는 회사의 경영을 감독하여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이를 청구하는 주주가 적대적 인수ㆍ합병을 시도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청구가 정당한 목적을 결하여 부당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주주가 회사의 경쟁자로서 취득한 정보를 경업에 이용할 우려가 있거나 회사에 지나치게 불리한 시기를 택하여 행사하는 등의 경우가 아닌 한 허용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전제 하에 대법원은 쉰들러가 이사에 대한 대표소송 등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하여 이사회 의사록의 열람ㆍ등사가 필요하고, 쉰들러가 이사회 의사록으로 취득한 정보를 경업에 이용할 우려가 있다거나 현대엘리베이터에 지나치게 불리한 시기에 열람ㆍ등사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쉰들러의 열람ㆍ등사청구가 정당한 목적이 없어서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였다. 즉 쉰들러의 열람ㆍ등사 청구는 정당하여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주로서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주장ㆍ입증하는 것이 중요
이러한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는 사안이라 하더라도 적대적 M&A의 공격세력이 자신의 청구를 얼마나 잘 정당화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론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적대적M&A를 추진하는 세력도 결국은 회사의 주주이므로, 주주로서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잘 주장ㆍ입증해야만 궁극적인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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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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