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적대적 M&A와 가처분 소송의 활용

Business & Law, 기업경영과 법의 만남 14 | 2017년 08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적대적 M&A와 가처분 소송의 활용

적대적 M&A 혹은 경영권분쟁 상황에서 반대 측 당사자보다 우월한 위치를 선점하고 목표 달성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법상 인정되는 각종 가처분 제도를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65e27434d0ea8b7c34c36cd82f96bb9b_1502384083_5468.jpg

 

적대적 M&A란 회사 경영진의 의사에 반하여 그 회사의 지배권을 강제적으로 가져오는 방식의 M&A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는 원칙적으로 주주총회에서 다수 의결권을 확보해야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적대적 M&A가 일어나거나 시도된 사례가 별로 없다. 과거 미도파, 레이크사이드 골프클럽, 현대엘리베이터 등 손에 꼽을 정도의 사례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최종적인 인수합병이나 경영권의 이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1대 주주와 2대 주주, 혹은 소수주주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생기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 건에서 삼성물산의 외국인 주주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에 반대하면서 다른 주주들을 규합하여 삼성 측에 대항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영권 분쟁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적대적 M&A의 범위 속에 집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우월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가처분 소송의 활용
그런데 경영권 분쟁 사례들을 보면 거의 예외 없이 법원의 소송을 이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예로 든 삼성물산 대 엘리엇 사례에서도, 엘리엇 측은 법원에 주주총회 소집·결의 금지 가처분 및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을 동시에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적대적 M&A 혹은 경영권 분쟁을 진행하면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법원의 힘을 빌려 일거에 상대방의 힘을 무력화하고 자기의 공격력 혹은 방어력을 높이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소송제도를 이용함에 있어서도 본안소송보다는 가처분 소송을 훨씬 더 선호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가처분 소송이 본안소송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가처분의 본안화’라고 한다.


경영권 분쟁 관련 가처분의 종류로는, 상대방 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구하는 가처분, 상대방의 신주발행을 막기 위한 가처분, 상대방 측 이사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견제하기 위한 가처분, 회사 및 상대방 측 이사에 대한 정보취득 목적의 가처분 등이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가처분 몇 가지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자.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및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먼저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이다. 이 가처분은 삼성물산 합병 사례에서 엘리엇 측도 활용한 바 있다. 당시 엘리엇 측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의 합병비율이 공정하지 못하여 법령을 위반하였다거나 혹은 합병목적이 지배주주(이재용 부회장)의 개인적인 이익만을 위한 것이므로 부당하다는 등의 주장을 하면서 주주총회결의를 금지해 줄 것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한 바 있다. 이 가처분은 주주총회의 결의대상인 어느 특정 안건(예컨대, 합병 안건)의 내용이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되어 결의의 무효 또는 취소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사후적으로 주주총회결의 무효 혹은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사전 예방조치로서 해당 안건의 결의를 금지해 줄 것을 청구하는 가처분이다. 한편 이미 주주총회의 결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기 위한 주주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을 들 수 있다.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반대편 당사자가 보유한 주식에는 법령, 정관 또는 약정 상 의결권제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가처분을 제기할 수 있다. 이러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은 분쟁 상대방의 의결권을 제한하여 주주총회에서 신청인의 의도대로 안건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주발행금지 혹은 신주와 동일한 효과를 가진 증권[전환사채(CB) 혹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말한다]의 발행금지를 구하는 가처분도 종종 볼 수 있다. 신주 혹은 CB나 BW의 발행은 발행하는 측의 우호지분을 확대하고 도전세력의 지분을 축소시키는 직접적인 방법이고, 한편으로는 우호세력이 신주를 보유하는 한 계속적인 방어책이 되므로 적대적 기업인수에 대하여 매우 효과적인 방어수단이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한 방어행위는 기존 주주의 비례적 이익(proportionate interest)을 침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엄격한 법의 규제를 받고 있고, 그 발행목적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배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방법에 의하여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신주발행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공격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이유를 들어 신주발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을 제기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법원은 한화종금 사례(1997년)에서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고, 현대엘리베이터 사례(2003년)에서는 신주(국민주) 발행 절차가 이사회 결의 요건을 위반하는 등 절차적 위법이 있어서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사의 직무집행금지 가처분
이사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주주총회에서의 이사선임이 무효 혹은 취소사유가 있는 경우, 또는 이사가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행위를 하거나 법령 및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사실이 있는 경우, 소수주주는 해당 이사의 해임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거나, 그 사전단계로서 이사의 직무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취지의 가처분을 제기할 수 있다. 적대적 M&A의 경우에도, 매수를 시도하는 측에서 기존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여 이들의 직무수행을 정지시킴으로써 대상회사의 M&A에 대한 정상적인 방어계획의 수립 및 시행을 중단시키고,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이사 직무대행자의 선임을 통하여 적대적 M&A의 성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주주명부 및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마지막으로 회사 내부의 장부를 열람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과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에 대하여 살펴보자. 현행법상 주주총회에서의 대결을 앞두고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기 명의의 주식을 반드시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다른 주주가 가지고 있는 주식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따라서 상장법인 등에서는 적대적 M&A의 공격, 방어 양측 모두 주주총회에서 다수의 의결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다수의 주주들에게 위임장 용지를 송부하여 의결권 행사의 위임을 권유하는 예가 적지 않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주주명부(실질 주주명부)의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를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이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인 것이다. 열람등사 청구를 받은 회사는 신청인의 청구가 부당함을 증명할 경우에는 이를 거부할 수 있다. 한편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상장법인의 경우에는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1만분의 10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소수주주는 주식회사의 회계장부에 대한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 이 역시 통상 가처분 소송으로 진행된다.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측에서는 회계장부의 열람을 통하여 기존 이사진의 위법, 부당행위 등 비위사실을 확인하여 이사의 직무집행정지 내지 해임을 요구할 수도 있고, 또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기존 경영진의 비위사실을 널리 알림으로써 중립적 위치에 있던 소수주주들을 공격 진영에 우호적인 입장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이 역시 회사 측에서 주주의 청구가 부당함을 입증하면 그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각종의 가처분 제도를 잘 활용하면 적대적 M&A 혹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반대 측 당사자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구체적인 사례들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살펴보도록 하자.


가처분의 본안화
이는 정식 권리구제 절차인 본안소송보다도 임시적 권리구제 절차인 가처분 소송에 의하여 당사자 간의 분쟁의 승패가 사실상 결정되어 버리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어 법원에서 어느 한 쪽 분쟁 당사자의 주주총회 의결권을 제한하면 그 당사자는 법률적으로 본안소송을 제기하여 의결권을 회복할 수 있지만, 본안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그 사이에 상대방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회사의 지배구조를 바꾸어 버리거나 주식의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우호지분율을 높이는 경우, 막상 본안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경영권 분쟁 시 본안소송만 제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본안소송 전에 제기하는 간편하고 신속한 권리구제 절차인 가처분 소송에 의하여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5be0d84a5500f9efb884a35240b5d988_1502689903_3259.jpg 

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hc.shin@lawplex.co.kr

(주)시이오파트너스 | 월간<CEO&> :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26길 8 인피니티 빌딩 4층 (우 04392) | 문의전화 : Tel 02-2253-1114, 02-2237-1025 | Fax 02-2232-0277
Copyright CEOPARTNERS All rights reserved. 월간<CEO&>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