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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BO와 배임죄

Business & Law, 기업경영과 법의 만남 12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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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BO와 배임죄

LBO는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 인수할 기업의 자산이나 향후 현금흐름을 담보로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M&A 기법의 하나이다. 인수자가 만약 이 과정에서 타깃 회사에 손해를 입힐 경우 배임죄로 형사 처벌받을 위험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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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인수방식으로 ‘합병형 LBO(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박삼구 회장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대하여 금호타이어의 주식을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BO란 차입금을 이용한 M&A기법의 하나
여기서 LBO란 Leveraged Buyout의 약자로서,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 인수할 기업의 자산이나 향후 현금흐름을 담보로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M&A 기법의 하나이다. 따라서 적은 자기자본으로도 큰 기업의 매수가 가능하다. 금호타이어의 매각대상 지분인 42.01%를 인수하는 데 소요되는 자금은 약 1조 원에 이른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LBO는 거액의 차입을 수반하기 때문에 기업매수 후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고 부채비율이 높아진다. 따라서 종래 구조라면 투자자가 투자수익을 배당금의 형태로 찾아가서 그에 대한 소득세만큼 정부에게 세금을 납부하였을 것을, 채무변제 형태로 찾아가도록 바꿈으로써 손금 산입을 받아 세금을 절약하고 이를 주주에게 귀속시켜 투자수익률(ROE)을 높인다는 것이 거래의 핵심이다. 이러한 재무적 장점이 있는 반면에 높은 부채비율로 인하여 신용리스크가 급격히 커진다는 단점도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LBO의 주요 자금조달수단인 정크본드는 발행수익률이 높으며, 금융기관의 LBO 대출금리도 프라임레이트를 상회하는 고금리가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적 관점에서 보면 LBO는 인수인이 인수대상 회사(이하 타깃)를 인수함에 있어 그 인수자금 조달을 위하여 타깃의 자산을 활용한다는 것이 기본 개념이다. 여기서 ‘자산을 활용한다’는 의미는 인수인이 인수자금 조달을 위하여 타깃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거나(담보제공형 LBO), 인수인의 채무변제 부담을 합병 등의 형태(이익배당, 유상감자 등의 수단을 포함한다)로 타깃이 직접 인수하는 형태(합병형)를 말한다. 박삼구 회장은 이 중 합병형 LBO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박 회장이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 금호타이어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나중에 SPC가 금호타이어와 합병한 후 내부자금으로 대출을 갚는 구조가 거론되고 있다.
박 회장으로부터 우선매수청구권을 넘겨받은 SPC가 금호타이어 지분 42.01%를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는다. SPC는 이후 금호타이어와 합병을 한다. 이 경우 SPC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받은 대출까지 금호타이어의 부채로 잡힌다. 금호타이어가 갚아야 하는 차입금으로 바뀌는 구조다.
이러한 방법은 과거 동양그룹이 SPC(동양메이저산업)를 세우고 한일합섬을 인수했을 때 사용한 방법이다. 또한 사모펀드 인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도 하이마트를 사들이고서 이 같은 방법을 활용해 차입금 부담을 하이마트에 지운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과거 LBO 사례들에 대해서는 그 거래를 주도한 인수인(신규 주주)과 타깃의 이사들이 배임죄로 기소되어 형사재판을 받았다. 왜일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LBO는 타깃의 재무상태표 중 대변(Finance), 즉 자본과 부채의 재무구조를 바꾸는 특수성이 있다. 이 때문에 LBO는 인수인(신규 주주)과 기존 주주, 그리고 채권자 사이에 발생하는 이해관계의 충돌(Conflict of Interest)이 본질이고, 이를 잘 조정하지 못하였을 때 배임죄의 법적 책임이 발생한다. 즉 이 부분과 관련하여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충실의무)를 위반하였을 때에는 배임죄가 적용되는 것이다.

 

 

타겟에 손해를 입힐 경우 LBO 당사자들을 배임죄로 처벌
우리나라의 법원 판례는 회사의 이사가 ‘회사’라고 하는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 실체에 대하여 충실의무를 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이사가 개별 ‘주주’에 대해서는 충실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배임죄의 구성요건인 ‘손해’의 발생 여부를 따질 때에도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 회사 그 자체의 경제적 손해가 있었는지만 판단한다. 이 말 역시 각 주주의 경제적 손해 여부는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와 같이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 회사의 이익만 고려할 것인지, 아니면 회사는 껍데기로 보고 그 안에 있는 실질적인 이해당사자인 주주의 이익을 고려할 것인지 하는 구별은 지배주주 및 이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소수주주가 있을 때 구별의 실익이 더욱 분명해 진다. 회사라고 하는 법인격을 중시하는 법원의 위와 같은 해석기준에 따를 경우 소수주주 보호가 미흡해짐은 분명하다.

 

 

담보제공형 LBO는 금지되는 것이 원칙
어쨌든 법원의 이러한 전통적인 해석원칙에 따르면, 회사의 주주에 대한, 또는 주주를 위한, 담보제공을 골자로 하는 담보제공형 LBO는 금지되는 것이 원칙이다. 왜냐하면 주주에 대한 이익공여는 주주에 대한 출자환급의 실질을 가지고 있는데, 배당이나 감자 등 법에 정해진 정형화된 방법 이외의 출자환급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정 방법 이외의 방법으로 주주에게 담보를 제공하는 담보제공형 LBO는 회사에 담보제공에 따른 적정한 반대급부가 제공되지 않는 한 회사라고 하는 법인격을 가진 실체에 손해를 입힌 행위가 되고, 따라서 형법상 배임죄가 성립한다. 이러한 원칙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선언한 판결이 신한 LBO 사례이다.
이는 LBO를 진행한 당사자에게 배임죄를 적용하여 형사 처벌한 우리나라 최초의 사례로서, 당시 M&A업계 종사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합병형 LBO에 대해서는 무죄 선고
이와 달리 법원의 전통적 해석원칙에 따르면 합병형 LBO는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합병 같은 자본거래는 회사라는 독립적인 법인격 측면에서 손해 개념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인격 레벨에서 합병은 인격합일의 덧셈 거래이므로,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결손법인과의 합병만 아니면, 원칙적으로 법인격의 손해는 상정하기 어렵다. 늘어날 순자산도 미리 정해져 있고, 합병비율은 단지 순자산 가액을 어떻게 평가하여 주주들 간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를 정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주주들 간의 문제일 뿐, 독립된 법인격을 가진 회사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설사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개별 주주의 손해일 뿐 회사의 손해와는 무관하며, 따라서 이사의 선관주의의무로 보호해야 할 ‘손해’의 문제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위 기준에 의할 경우 합병절차나 규정만 지키면 합병형 LBO는 특별한 문제없이 모두 허용되어야 논리적이다. 이 과정에서 지배주주가 합병형 LBO를 주도할 경우 소수주주의 이익과 타깃의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이는 현재 판례의 태도에 따를 경우 보호의 사각지대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에 따라 내려진 최초의 판결은 지금은 해산된 동양그룹이 주도한 한일합섬 LBO 사례이다.

 

 

한일합섬 LBO 사례
인수인(동양메이저)은 회사정리절차 중인 타깃(한일합섬)을 인수하기 위하여 그 계열사와 함께 약 1,000억 원을 출자하여 SPC(동양메이저산업)를 설립하고, SPC는 인수자금 조달을 위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4,667억 원을 대출받았다. SPC는 이와 같이 조달한 자금으로 2007년 한일합섬의 주식 56.62%(계열사가 함께 인수한 주식까지 합하면 62.9%)를 약 5,000억 원에 인수하였다. 그 이후 2008년 2월 SPC가 인수인에게 흡수 합병되었고, 2008년 5월에 인수인은 타깃을 흡수 합병하였다. 합병 이후 존속법인인 인수인은 타깃의 인수를 위해 차입한 2,600억 원을 상환할 때 타깃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1,800억 원을 사용하였다. 검찰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 인수인의 임원들을 타깃에 손해를 가하였다는 이유로 배임죄로 기소하였으나,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였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도6634 판결). 무죄 이유는 이 사건의 경우 자산을 직접 담보로 제공하고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과는 다르고, 합병의 실질이나 절차에 하자가 없으므로, 한일합섬이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일합섬 LBO 사례에서 타깃의 일반주주들(소액주주만 4,325명에 이른다)의 이익은 합병 과정에서 제대로 보호되지 못하였다. 인수인은 상장회사라는 이유로 주가가 고평가되었고, 타깃은 비상장회사인데다가 현금성 자산만 들고 있었을 뿐 별다른 영업이 없다보니 주가가 저평가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합병의 절차와 규정을 준수한 이상 LBO를 주도한 인수인(타깃의 지배주주이기도 하다)을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는 부당한 결론이다. 그러나 법원이 손해의 개념을 파악할 때, 경제적․실질적 당사자인 소수주주의 이익 침해 여부를 보지 않고, 법인격을 가진 형식적 당사자인 회사의 이익 차원으로만 접근하는 이상, 이러한 부당한 결론은 결코 시정될 수 없다. 판례 변경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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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hc.shin@lawpl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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