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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안과 기업경영권 논란

Business & Law, 기업경영과 법의 만남 11.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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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안과 기업경영권 논란

20대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기업지배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는 찬성론자들도 있고, 반면에 기업의 경영권을 침탈하고 외국 투기자본만 배부르게 할 것이라는 반대론자들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상법 개정안에 담긴 관련 제도들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예상되는 파급 효과에 대하여 한 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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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 개원 후 상법 개정안이 논란이다. 그 대부분이 주식회사의 이사에 관한 것으로 제19대 국회 때 발의되었다가 자동폐기된 것들이다. 제20대 국회에서도 경제 민주화를 화두로 기업지배구조에 제한을 가하는 상법 개정안들이 발의되어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당장 법 적용을 받아야 하는 기업들 및 경제계에서는 상법 개정안의 내용이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외국 투기자본의 적대적 M&A 위협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비판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야당 등 개혁론자들은 상법 개정안으로 인하여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고, 경영의 투명성이 강화되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 의견을 내고 있다. 이 안들의 주요 내용은 다중대표소송, 집중투표제, 감사위원회에 관한 것이다. 하나씩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다중대표소송
대표소송이란 회사의 이사가 회사에 손해를 입히면 회사가 그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여야 하는데, 회사가 이를 제기하지 않을 때에 주주가 나서서 회사를 대신하여 제기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말한다. 이사의 책임 추궁을 위한 소제기는 원래 회사의 권리이다. 당연히 회사를 대표하는 자(대표이사)가 수행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동료 임원들 간에 책임 추궁을 기피할 수도 있고, 책임 추궁이 지연될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되거나 이사의 고의적인 재산 도피로 권리실현이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 이는 결국 회사의 손해로 귀결되므로,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직접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미국법에서 유래한 것인데, 현재 우리 상법에도 이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 LG화학, 현대자동차, 한화 등의 유수 기업에서 주로 시민단체의 주도로 주주대표소송이 제기된 바 있다. 대표소송은 회사 전체를 위한 소송이므로, 그 판결의 효과는 주주가 아니라 회사에 직접 귀속된다. 상법 개정안은 주주들에게 이 제도를 더 쉽게 이용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 중에는 모회사의 주주에게 자회사의 이사를 상대로 이 소송을 제기할 길을 열어주자는 것도 들어 있다. 이러한 소송을 다중대표소송이라 한다.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판례에 의하여 이를 인정하여 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당해 회사가 아닌 모회사의 주주가 자회사의 주주를 상대로 대표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법인격 분리의 원칙에도 어긋나고 성문법상의 근거가 없으므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태도이다.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다중대표소송에 대한 성문법상의 근거가 생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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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대표소송의 실제 적용 모습
다중대표소송은 어떠한 경우에 실익이 있을까?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금융지주회사들은 대부분 상장되어 소소주주들이 존재하지만, 그 자회사인 은행은 금융지주회사의 100% 자회사인 까닭에 소소주주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은행의 이사가 부실 대출 등으로 은행에 손해를 입혔을 때 은행 자신이 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거나 은행의 주주인 금융지주회사가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금융지주회사의 소수주주들은 비위를 저지른 이사를 상대로 책임을 추궁할 방법이 없다. 다중대표소송은 이러한 경우에 모회사인 금융지주회사의 일반 소수주주들이 은행의 이사를 상대로 직접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길을 열어 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집중투표제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복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에 소수주주들에게도 그들이 내세운 이사를 이사회에 넣을 길을 열어주려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3인의 이사를 선임하려는 경우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사 선임 시 의결권을 아꼈다가 세 번째 이사 선임 시 3배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이사 선임에 있어 1주에 대해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의 수에 상당하는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함으로써 가능하다.
상법상 이사의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의 결의는 이사 한 사람에 대해 한 번씩 이루어진다. 따라서 통상적인 방법대로라면 몇 명의 이사를 선임하든 과반수의 결의를 지배할 수 있는 대주주가 이사 전원을 자신이 추천하는 후보로 선임할 수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같이 이사 전원이 대주주에 의해 독점되는 것을 견제하는 방법이다. 집중투표제 역시 미국에서 발달한 제도로서, 마치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비례대표제와도 같은 취지를 담고 있다. 이 제도 역시 현재 상법에 규정되어 있지만, 집중투표제를 원하지 않는 회사는 정관에 집중투표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둠으로써 이를 배제할 수 있다. 상법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에 대하여 이러한 정관의 규정에 의한 집중투표제 배제를 못하도록 하고 있다. 즉 집중투표제를 강제하는 것이다.

 

 

감사위원 선임 시 대주주의 의결권 제한
현행 상법상 감사를 선임할 때는 아무리 대주주라 하더라도 그 의결권이 발행주식 총수의 3% 이하로 제한된다. 이와 같은 제한을 둔 이유는 감사의 선임 시에 대주주의 영향력을 억제하여 감사의 독립성 및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심지어 정관으로 이 비율을 더 낮출 수도 있다. 그런데, 주식회사는 정관에 의하여 감사를 두지 않고 감사위원회 제도를 채택할 수도 있다. 감사위원회를 두는 경우 감사는 둘 수 없다. 감사위원회 제도는 미국의 제도를 본받아 도입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감사와 같이 이사회에 병렬하는 감사기구를 두지 않고, 이사회 내부에 주로 회계를 통제하는 기구로서 검사인(Auditor)을 두거나 감사위원회(Audit committee)를 두고 있다. 현행 상법은 미국의 감사위원회처럼 이사회 내부에 감사위원회를 두어서 감사와 같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되, 그 중 사외이사가 3분의 2 이상이 되어야 한다.
상법 개정안은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의 선임 의안과 그 밖의 이사 선임 의안을 주주총회에 별개의 의안으로 상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감사위원이 될 이사 선임과 그 밖의 이사 선임을 함께 하므로 그 선임 시 대주주도 의결권 행사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리고 그와 같이 선임된 이사들 중에서 나중에 이사회가 감사위원을 선임한다. 개정안은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의 선임 의안을 별개의 의안으로 상정하여 그 이사 선임 시 대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감사 선임 시처럼 3% 이하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감사위원회 역시 감사나 마찬가지로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일반 이사처럼 대주주의 영향력이 강하게 미치도록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입법 취지이다.

 


상법 개정안의 기대효과 혹은 부작용
이와 같은 상법 개정안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쪽에서는 이 개정안이 소액주주에게 특혜를 주려는 것일 뿐, 경제 민주화와는 무관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러한 개정안이 통과되면 외국 투기자본이 그들이 내세운 이사를 이사회에 넣어 회사를 흔들게 되고, 결국 적대적 M&A가 일어나거나 적어도 외국 투기자본만을 배불려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상법 개정안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재계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며 기업들이 공포를 팔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과거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될 때에도 기업들은 남소(濫訴)로 인하여 기업 경영이 엉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오히려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도록 집단소송은 고작 10여 건 남짓 제기되었을 뿐이라고 실증적 근거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법 개정안이야말로 재벌 경영의 폐해를 불식하고 기업지배구조를 한층 개선하여 기업의 궁극적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많은 논란을 낳고 있는 상법 개정안이 실제로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국회가 모쪼록 솔로몬의 지혜를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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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hc.shin@lawpl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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