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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의 청탁금지법의

Business & Law, 기업경영과 법의 만남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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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의 청탁금지법의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 두 달여가 흘렀다. 아직은 불편함이 있고, 무엇이 예외사항인지 모호한 면도 있다. 특히, 공식 행사, 기업의 후원, 기자에게 제공되는 공연 티켓 등의 분야에서 그렇다. 여기에서는 해당 사항에 대하여 나름의 해석기준을 제공해 보고자 한다.

 

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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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이라는 긴 이름의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세간에서는 전직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의 이름을 따서 소위 ‘김영란법’으로 불리고 있다. 아직 시행 초기이지만, 이 법은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공직자, 언론인, 교육자 등에 대한 청탁과 접대 문화를 일거에 해소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모호한 규정과 해석으로 인하여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불만의 소리도 터져 나온다. 나아가서는 공직자와 민간 사이의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 창구마저 틀어막고 보신주의만 만연하여 오히려 국가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 글의 목적은 청탁금지법의 내용을 올바로 이해하고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권익위의 유권해석과 법원의 판례 등을 통하여 정리될 수 있도록 촉구하는 데 있다.

 

부정부패에 관한 기존 법리 뛰어넘는 획기적인 법
이 법은 종래 형법상 뇌물죄 규정 등에 의하여 규율되던 부정부패의 법리를 한 단계 뛰어넘고 있다. 즉, 대가성이 없는 금품수수에 대하여도 처벌하고, 금품수수가 수반되지 않는 부정청탁에 대하여도 처벌하고 있다. 뇌물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엄격하게 요구되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비가 된다. 몇 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소위 ‘벤츠 여검사’ 사건에서도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뇌물죄 부분은 무죄가 확정된 바 있지 않은가. 나아가 적용대상자에 언론기관 및 교육기관 종사자들까지 추가된 것은 가히 획기적이라 할 만하다.
필자는 변호사라는 직업상 김영란법의 시행 전후이 법의 해설을 위한 강의를 수십 차례 했고, 많은 기업들에 이 법의 적용과 관련된 자문을 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온 여러 질문 사항 중 다음 세 가지가 가장 이슈가 되고 있다. 첫째는 공식행사와 관련된 음식 접대 및 편의 제공의 법 위반 여부, 둘째는 기부, 협찬, 후원 등이 법 위반 여부, 셋째는 기자의 취재활동을 위한 공연 티켓, 입장권 등의 무상 제공의 법 위반 여부다. 아직 판례가 확립되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일단 이들 쟁점에 대하여 나름의 해석 기준을 제공해 보고자 한다.

 

공식적인 행사라면 식사 3만 원 미만일 필요 없어
첫 번째 쟁점의 경우,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된 공식적인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인 범위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 숙박, 음식물 등의 금품은 예외사유에 해당하여 허용된다. 주로 기자회견이나 공직자 등이 참석하는 연수 프로그램, 학술 대회가 문제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공식적인 행사인지, 통상적인 범위란 어디까지를 말하는지가 모호하다. 이에 대하여 국민권익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해석 기준을 내어놓았다.
공식적인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주최기관의 업무 및 사업의 시행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어야 하고, 참석 대상자가 특정되거나 차별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행사의 전체 또는 일부가 공개되어야 하고, 행사비용이 적정 수준에서 정상적인 예산집행절차를 거쳐 집행되어야 한다. 예컨대, 연두 업무계획 발표를 하기 위해 해당 기관의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기자 간담회를 실시하는 경우라면 행사의 목적 및 내용, 참석의 개방성 등이 인정되어 공식행사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홍보의 목적으로 일부 특정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기자 간담회를 실시하는 경우라면 공식행사로 인정받기 곤란할 것이다.
또한, 통상적인 범위가 되기 위해서는 행사목적에 맞는 적정 수준의 금액 범위 내여야 하고, 행사의 목적 및 내용에 비추어 행사 개최 장소에서의 행사가 불가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주최가 되어 경영포럼을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하면서 관련 부처 공무원, 기자 및 학계 전문가 등을 초청하여 항공료, 숙박료, 식비 등을 지원하고 경영포럼을 개최하는 경우라면, 관련 전문가나 시설 등이 라스베이거스에만 있거나 해당 포럼을 해외에서 개최해야 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통상적인 범위로 볼 수 없을 것이다.
반면에 공식행사에 해당한다면 참석자에게 제공되는 음식이 반드시 3만 원 이하일 필요는 없다. 반드시 된장국과 밥, 계란말이와 동그랑땡 정도로 구성된 저렴한 음식을 제공하지 않고,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제공해도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청탁금지법 시행이 너무 겁먹을 일은 아니다.

 

기업 협찬, 투명하게 이루어질 때는 무방
두 번째 쟁점은 기업의 후원, 협찬, 기부 등이 청탁금지법상의 예외 사유 중 ‘정당한 권원(權原)에 의하여 제공되는 금품등’(제8조 제3항 제3호) 또는 ‘그 밖에 다른 법령·기준 또는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되는 금품등(제8호)’ 해당 여부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후원이란 상업적인 목적이나 금전을 매개로 하지 않는 도움을 줄 때 쓰이는 용어이며, 협찬은 금전적인 면에서 도움을 줄 때 쓰이는 용어이다. 또한, 기부금품이란 환영금품, 축하금품, 찬조금품 등 명칭이 어떠하든 반대급부 없이 취득하는 금전이나 물품(기부금품법 제2조 제1호)을 말한다.
국민권익위원회의유권해석에 따르면, 기업이 공공기관이나 언론사, 교육기관 등에 제공하는 협찬이 절차적 요건과 실체적 요건을 갖추어 정당한 권원이 있는 경우에는 위 예외사유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절차적 요건으로, 공공기관 등의 내부규정과 절차에 따라 사업계획에 반영되고, 공공기관 등과 협찬자의 투명한 절차에 따른 계약의 체결이 있어야 한다. 또한, 실체적 요건으로, 체결한 계약의 내용이 일방적이지 않고 협찬의 내용과 범위에 상응하는 대가관계(반대급부)가 존재해야 한다. 그러므로 만약, 기업이 일정한 반대급부를 받는다면, 예컨대 기업이 학회행사에 초대를 받거나 유인물이나 학회지에 기업의 광고나 홍보성 문구를 게재해 준다거나 하면, 그러한 반대급부가 투명하고 상당성이 있으면 청탁금지법 상의 예외를 적용받아 청탁금지법 위반이 되지 않을 것이다.

 

담당 기자에 제공하는 프레스 티켓은 예외적 허용
세 번째 쟁점에 대해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애초 언론사의 담당 기자가 취재를 위해 5만 원이 넘는 공연 티켓을 받을 경우 청탁금지법상의 제재 대상이 된다고 해석한 바 있다. 그러나 언론사 문화부의 기자가 취재를 위해 일일이 몇십만 원씩 하는 비싼 공연 티켓을 자기 돈으로 사서 보아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비판적인 견해도 매우 많았다. 그런데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법무부, 법제처, 기획재정부 등으로 구성된 정부 관계부처 합동 ‘청탁금지법 해석지원 태스크포스(TF)’는 10월 28일 1차 회의를 열어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TF는 “문화·예술·체육 등 관련 분야 기자는 취재 목적으로 프레스 티켓(Press Ticket)을 받아 공연을 관람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것이 고유한 업무”라면서 “주최자의 홍보정책에 따라 취재 목적으로 출입하는 기자 본인에게 발급되는 프레스 티켓은 청탁금지법상 사회상규에 따라 허용된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국민권익위원회 유권해석을 뒤집은 것이다. 하지만 프레스 티켓이라 하더라도 본래의 목적이 아니라 다르게 사용되는 경우, 즉 취재 담당 기자가 이를 받아서 타인에게 양도하는 경우는 여전히 금지된다.
이상으로 현재 청탁금지법과 관련하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세 가지 해석기준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법이나 제도가 도입되면 이를 잘 준수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떤 허점이나 구멍이 있나 연구하여 피해 나갈 궁리를 하는 경향이 있다. 청탁금지법의 경우에도 단기적으로는 이를 피하기 위한 온갖 탈법적, 편법적 행위들이 은밀하게 행해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 법이 자리 잡아 연고주의, 온정주의에 터 잡은 청탁과 향응 제공이 매우 불편하게 되는 반부패문화가 정착되면, 이러한 편법들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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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철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hc.shin@lawplex.co.kr

사법연수원 18기로 수료(1989)한 그는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삼성그룹(구조조정본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사내변호사, 미국 폴 헤이스팅스 법무법인, 법무법인 광장 및 법무법인(유) 화우의 파트너 변호사를 지냈다. 회사법, M&A, 금융, 증권, 보험, 사모펀드, 영업비밀, 지적재산권, 벤처 등의 전문분야를 다루고 있다.

· 서울대 법대

·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 

· Harvard Law School LL.M.(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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