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철학자 서진영 박사가 전수영 대표를 만나 스타십벤딩머신의 사명(社命)에 대해 물었다. IT벤처기업 스타십벤딩머신이 만들어나갈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Interview 서진영 자의누리연구원 박사   Editor 박인혁   Photographer 이경직

 

 

 


 

역량 있는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가 모여 있는 강서구 서울신기술창업센터. 이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다. 스타십벤딩머신은 2013년 12월 창업한 IT 벤처기업으로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해 전문가들의 영역에 있는 콘텐츠 제작을 일반인의 영역으로 보급하고 각종 콘텐츠 창작자들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수영 대표에게 스타십벤딩머신의 사업영역과 경영철학, 그리고 비전에 대해 물었다.

 

콘텐츠 제작 효율 높이는 솔루션 개발 

최근 다양한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제작자와 사용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TV나 다음팟 등 MCN(Multi Channel Networks)을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되는 1인 인터넷 미디어가 대표적이며, 스스로 UCC(User Created Content) 등의 창작물을 만들어 스트리밍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려 수익을 얻는 유저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사용자 제작 콘텐츠의 유행은 동영상 장비의 간소화가 큰 몫을 했다. 비디오 캠코더가 아닌 웹캠과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수 있게 환경이 변화한 것. 스타십벤딩머신은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콘텐츠 제작에 대한 진입장벽을 허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진영 박사(이하 서진영) 스타십벤딩머신은 IT 벤처기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략한 회사 소개와 함께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에 대해 독자분들께 설명해 주시죠. 

전수영 대표(이하 전수영) 스타십벤딩머신은 비주얼컴퓨팅 분야를 주요 사업 영역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기반의 동영상 솔루션으로 합성과 편집, 자막과 특수효과 등을 지원하는 다수의 영상처리 기술, 그리고 특별한 장비 없이도 얼굴이나 신체의 실시간 모션캡처를 가능하게 하는 NUI(Natural User Interface) 기반의 여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B2B용 솔루션 공급을 통한 라이선스 사업과 B2C분야에서 일반인 사용자를 위한 범용 모바일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서진영 IT와 관련 없는 독자들이라면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개발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술들은 어떤 식으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전수영 우선 앞서 말씀드린 NUI 기술은 Natural User Interface의 약자로, 사람의 동작 등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통해 컴퓨터에 인식시키는 등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가장 실생활에 가까운 예가 얼굴인식과 모션인식인데요.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할 때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초점을 잡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NUI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략적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는 NUI 기기를 통한 인식을 고도화하는 기술인데요. 예를 들어 단순히 얼굴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는 표정을 인식해서 모니터상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에서도 똑같은 표정 변화가 나타나도록 하는 일 등입니다. 두 번째는 영상의 합성 또는 처리에 관한 고차원 기술입니다. 영상을 합성하고 각종 CG(Computer Graphic) 처리를 하는 기술은 예전부터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비싼 장비와 전문 기술을 필요로 했죠. 저희는 전문가 영역에 속하는 특수 효과나 동영상 합성을 모바일 환경 등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직관적이고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용 장비가 아닌 스마트폰을 가지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펙트를 연출하고, 누구나 드래그 앤 드롭만으로 동영상의 특정 영역을 잘라내 다른 영상에 합성하는 식이지요. 궁극적으로  인간의 창의성을 돕는 도구를 만든다고 생각한다면 이해가 쉽습니다.

 

 

 

 

 

창의성 발현을 지원하는 우주선 자판기

스타십벤딩머신은 우주선을 뜻하는 스타십(Starship)과 자판기를 의미하는 벤딩머신(Vending-machine)이 합쳐진 단어로, 말 그대로 우주선 자판기라는 뜻을 지닌다. 스타십벤딩머신은 우주선과 같이 거창하고 위대한 것들을 자판기에서 뽑아내듯, 아이디어만 있다면 간단하게 그럴듯하고 완성도 높은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솔루션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진영 스타십벤딩머신이라는 기업명이 새삼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스타십벤딩머신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전수영 우주선이라는 단어를 통해 어떤 것들이 연상되나요? 저희는 무언가 거대하고 멋진 것,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의 생활, 속도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도구, 어릴 적 꿈을 현실로 만드는 상상력, 광활한 우주에 흩어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수단 같은 것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렇게 근사한 우주선을 심지어 자판기에서 뚝딱 뽑아낼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어떨까요? 동전 몇 개를 넣어서 콜라를 뽑듯이 우주선을 구할 수 있는 시대. 대단하고 근사한 도구들을 약간의 비용만으로 제공하는 기업. 이처럼 저희가 꿈꾸고 만들어가는 가치와 가까운 생각을 담아 스타십벤딩머신이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서진영 이제 본격적으로 경영철학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지 간략히 정의해주시죠. 

전수영 스타십벤딩머신은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지점, 즉 창의성에 집중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창의성은 장르와 내용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도구와 지원체계를 공급하는 것이 저희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죠. 과거에 콘텐츠 기획 제작 분야에 있으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등 창의적 활동이 집약된 창작 분야는 부가가치가 높지만 창의성이 구현되는 방식은 노동집약적입니다. 많은 공을 들여야 콘텐츠가 탄생하죠. 저희가 개발하는 기술들을 활용해서 그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콘텐츠 제작자들이 창의성 발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청년기의 경험과 실패, 경영철학으로 거듭나다

전수영 대표는 대학교 입학부터 졸업까지 11년이 걸렸을 정도로 일반적인 의미의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학교 강의가 아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게 되고, 힙합 앨범 기획 및 제작, 애니메이션 제작, 영화 각본과 연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2nd Stage 감독 등 콘텐츠 제작에 두각을 드러낸다. 30대 초반에 이미 두 번의 사업 실패를 겪었을 만큼 굴곡진 그의 과거는 스타십벤딩머신의 사명(社命)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서진영 학창시절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들은 무엇인가요? 

전수영 부산에서 보낸 10대 시절부터 저는 흔히 말하는 ‘오타쿠’였습니다. 그저 또래 여자아이들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한 일념으로 재즈를 무작정 듣기 시작했어요. 주변에서 아무도 재즈를 듣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저 또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재즈를 접했지만, 듣다 보니 알게 되고 재미를 느끼면서 더욱 많은 시간을 재즈와 함께 보냈어요. 97년 봄에는 오직 상경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학에 입학했죠. 하지만 학교 공부에 마음 붙이기가 쉽지 않았고, 졸업까지는 무려 11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학교 수업을 빼먹기가 다반사고, 학사경고를 받은 것만 몇 차례였지만 무작정 세월을 허비했던 건 아니에요. 인도를 여행하고 인사동에서 사설 철학 강좌를 들으며 구조주의나 프랑크푸르트 학파, 노장 철학에 대해 공부했어요. 잠을 설쳐가며 책 읽고 글 쓰는 게 일상이었죠. 단편영화를 만들고 비평잡지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서진영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20대에 이미 창업을 두 번이나 하셨다고요? 그 과정과 결과가 궁금합니다.

전수영 20대 초반에는 서울의 번화한 거리에 재즈를 틀어주는 고급 술집을 차렸습니다. 3년간 운영한 끝에 꽤 많은 수익을 올렸지만, 원인 모를 갈증을 느꼈어요. 결국 ‘장사’가 아닌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꽤 많은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넘겼습니다. 그 후에 선택한 사업은 음악을 파는 일이었어요. 사실 콘텐츠 제작을 하고 싶었는데, 인맥과 자본이 부족했죠. 결국 콘텐츠 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분야 중 힙합이라는 장르를 선택했습니다. 지출을 미덕으로 삼는 마니아들이 있고, 밴드나 아이돌에 비해 제작,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해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곧 주류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사업 초반에는 유명한 아티스트들과 일을 하고 굵직한 일을 맡게 되면서 기세가 등등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식견이 부족했고, 한계가 명료했습니다. ‘나는 왜 사업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어요. 결국 두 번째 사업은  꽤 큰 빚만을 남기고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서진영 평범하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낸 것만은 확실해보입니다. 언급한 여러 경험들이 현재의 경영철학을 구축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궁금합니다. 

전수영 결국 빚더미와 함께 30대를 시작했어요. 열패감이 들었고, 건강까지 악화됐죠. 20대를 함께 했던 사람들도 주변에서 많이 떠나갔습니다. 그나마 남은 인맥과 기획자로서의 재능을 버무려 빚을 갚아나갔어요. 포트폴리오로도 쓸 수 없는 일들을 밤새워 처리하면서 자존감도 끝없이 추락했던 시기였죠. 30대 중반에야 빚을 모두 갚았고,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 8개월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북한산을 오르고 독서를 했어요. 마음의 염증을 다스리고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비로봉이 동네 뒷산처럼 여겨질 정도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동안의 무지와 오만함이 떠올랐어요. 아울러 북한산의 세세한 풍경과 계절의 흐름이 눈에 들어올 즈음 새롭게 다짐했습니다. 행복하고 의미 있는 흐름을 만들자. 그리고 그 파동을 증폭시켜 사람들 각자의 우주가 발견되고 더욱 넓어지도록 하자. 이런 생각을 토대로 스타십벤딩머신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흐름과 리듬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꿈꾸며

스타십벤딩머신은 멋진 포부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진행된 몇 년 동안 눈에 띄는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스타십벤딩머신의 가능성을 눈여겨보던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최근 유행하는 VR과 AR에 접목시킬 수 있는 스타십벤딩머신의 원천기술에 주목한 결과이며, 비록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VR과 AR 시장을 진일보시킬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진영 궁극적으로 스타십벤딩머신이 어떤 기업을 만들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스타십벤딩머신의 롤 모델이 되는 기업이 있나요?

전수영 스타십벤딩머신이 지향하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흐름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스타십벤딩머신을 텐센트와 픽사, 아마존급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운좋게도 거대한 흐름이 이미 시작됐고 물살이 급해지는 중입니다. 일례로 텐센트는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다른 업체와의 미팅 한 번이 아쉬운 입장이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게임업체와 ICT 업체가 텐센트에게 구애하는 상황으로 역전되었죠. 대세의 빠른 전환 속에서 3년 후, 혹은 5년 후와 같은 미래를 정밀하게 예측하려고 노력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큰 방향으로 시작된 현재의 물결에 약간의 골을 더하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리듬을 만드는 기업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반복되는 맥을 통해 생명을 느끼기에 쉽게 마음을 열고 몸을 움직이게 됩니다. 창의성을 대표하는 음악의 경우에도 그 근간에는 규칙과 언어를 정리하고 지원하는 리듬이 있죠. 스타십벤딩머신은 인간의 창의성을 구현하는 ICT기술을 이용해서 콘텐츠 제작 분야의 파동을 극대화하는 주체로 거듭날 것입니다.

 

스타십벤딩머신의 채용공고에는 과몰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한 가지에 미쳐본 적이 있는 사람. 일과 생활의 일치하는 사람. 어려운 문제와 마주하더라도 연구하고 고민하며 방법을 찾는 과정이 너무 즐거워서 일하는 줄도 모르고 빠져들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전수영 대표와 권지용 이사를 포함한 스타십벤딩머신의 인력들은 지금까지 과몰입 상태로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들이 앞으로 기존 흐름에 어떤 샛길을 만들거나 리듬을 만들더라도, 뚜렷한 목표와 공유하는 정신이 있는 한 험난할지언정 괴롭지 않은 길이 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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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창의성 발현을 돕는 IT 기술

Management Philosophy, 전수영 스타십벤딩머신 대표 | 2016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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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창의성 발현을 돕는 IT 기술

경영철학자 서진영 박사가 전수영 대표를 만나 스타십벤딩머신의 사명(社命)에 대해 물었다. IT벤처기업 스타십벤딩머신이 만들어나갈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Interview 서진영 자의누리연구원 박사   Editor 박인혁   Photographer 이경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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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있는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가 모여 있는 강서구 서울신기술창업센터. 이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다. 스타십벤딩머신은 2013년 12월 창업한 IT 벤처기업으로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해 전문가들의 영역에 있는 콘텐츠 제작을 일반인의 영역으로 보급하고 각종 콘텐츠 창작자들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수영 대표에게 스타십벤딩머신의 사업영역과 경영철학, 그리고 비전에 대해 물었다.

 

콘텐츠 제작 효율 높이는 솔루션 개발 

최근 다양한 콘텐츠 제작 분야에서 제작자와 사용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아프리카 TV나 다음팟 등 MCN(Multi Channel Networks)을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되는 1인 인터넷 미디어가 대표적이며, 스스로 UCC(User Created Content) 등의 창작물을 만들어 스트리밍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려 수익을 얻는 유저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사용자 제작 콘텐츠의 유행은 동영상 장비의 간소화가 큰 몫을 했다. 비디오 캠코더가 아닌 웹캠과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수 있게 환경이 변화한 것. 스타십벤딩머신은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콘텐츠 제작에 대한 진입장벽을 허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진영 박사(이하 서진영) 스타십벤딩머신은 IT 벤처기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간략한 회사 소개와 함께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에 대해 독자분들께 설명해 주시죠. 

전수영 대표(이하 전수영) 스타십벤딩머신은 비주얼컴퓨팅 분야를 주요 사업 영역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 기반의 동영상 솔루션으로 합성과 편집, 자막과 특수효과 등을 지원하는 다수의 영상처리 기술, 그리고 특별한 장비 없이도 얼굴이나 신체의 실시간 모션캡처를 가능하게 하는 NUI(Natural User Interface) 기반의 여러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B2B용 솔루션 공급을 통한 라이선스 사업과 B2C분야에서 일반인 사용자를 위한 범용 모바일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서진영 IT와 관련 없는 독자들이라면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개발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술들은 어떤 식으로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전수영 우선 앞서 말씀드린 NUI 기술은 Natural User Interface의 약자로, 사람의 동작 등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통해 컴퓨터에 인식시키는 등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가장 실생활에 가까운 예가 얼굴인식과 모션인식인데요.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할 때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초점을 잡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NUI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략적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는 NUI 기기를 통한 인식을 고도화하는 기술인데요. 예를 들어 단순히 얼굴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는 표정을 인식해서 모니터상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에서도 똑같은 표정 변화가 나타나도록 하는 일 등입니다. 두 번째는 영상의 합성 또는 처리에 관한 고차원 기술입니다. 영상을 합성하고 각종 CG(Computer Graphic) 처리를 하는 기술은 예전부터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비싼 장비와 전문 기술을 필요로 했죠. 저희는 전문가 영역에 속하는 특수 효과나 동영상 합성을 모바일 환경 등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 직관적이고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용 장비가 아닌 스마트폰을 가지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펙트를 연출하고, 누구나 드래그 앤 드롭만으로 동영상의 특정 영역을 잘라내 다른 영상에 합성하는 식이지요. 궁극적으로  인간의 창의성을 돕는 도구를 만든다고 생각한다면 이해가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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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발현을 지원하는 우주선 자판기

스타십벤딩머신은 우주선을 뜻하는 스타십(Starship)과 자판기를 의미하는 벤딩머신(Vending-machine)이 합쳐진 단어로, 말 그대로 우주선 자판기라는 뜻을 지닌다. 스타십벤딩머신은 우주선과 같이 거창하고 위대한 것들을 자판기에서 뽑아내듯, 아이디어만 있다면 간단하게 그럴듯하고 완성도 높은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솔루션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진영 스타십벤딩머신이라는 기업명이 새삼 독특하게 느껴집니다. 스타십벤딩머신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요?

전수영 우주선이라는 단어를 통해 어떤 것들이 연상되나요? 저희는 무언가 거대하고 멋진 것,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래의 생활, 속도의 기준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도구, 어릴 적 꿈을 현실로 만드는 상상력, 광활한 우주에 흩어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수단 같은 것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렇게 근사한 우주선을 심지어 자판기에서 뚝딱 뽑아낼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어떨까요? 동전 몇 개를 넣어서 콜라를 뽑듯이 우주선을 구할 수 있는 시대. 대단하고 근사한 도구들을 약간의 비용만으로 제공하는 기업. 이처럼 저희가 꿈꾸고 만들어가는 가치와 가까운 생각을 담아 스타십벤딩머신이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서진영 이제 본격적으로 경영철학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지 간략히 정의해주시죠. 

전수영 스타십벤딩머신은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지점, 즉 창의성에 집중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창의성은 장르와 내용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든 도구와 지원체계를 공급하는 것이 저희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죠. 과거에 콘텐츠 기획 제작 분야에 있으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등 창의적 활동이 집약된 창작 분야는 부가가치가 높지만 창의성이 구현되는 방식은 노동집약적입니다. 많은 공을 들여야 콘텐츠가 탄생하죠. 저희가 개발하는 기술들을 활용해서 그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콘텐츠 제작자들이 창의성 발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청년기의 경험과 실패, 경영철학으로 거듭나다

전수영 대표는 대학교 입학부터 졸업까지 11년이 걸렸을 정도로 일반적인 의미의 모범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학교 강의가 아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게 되고, 힙합 앨범 기획 및 제작, 애니메이션 제작, 영화 각본과 연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2nd Stage 감독 등 콘텐츠 제작에 두각을 드러낸다. 30대 초반에 이미 두 번의 사업 실패를 겪었을 만큼 굴곡진 그의 과거는 스타십벤딩머신의 사명(社命)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

 

서진영 학창시절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들은 무엇인가요? 

전수영 부산에서 보낸 10대 시절부터 저는 흔히 말하는 ‘오타쿠’였습니다. 그저 또래 여자아이들에게 멋있게 보이기 위한 일념으로 재즈를 무작정 듣기 시작했어요. 주변에서 아무도 재즈를 듣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저 또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재즈를 접했지만, 듣다 보니 알게 되고 재미를 느끼면서 더욱 많은 시간을 재즈와 함께 보냈어요. 97년 봄에는 오직 상경하겠다는 마음으로 대학에 입학했죠. 하지만 학교 공부에 마음 붙이기가 쉽지 않았고, 졸업까지는 무려 11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학교 수업을 빼먹기가 다반사고, 학사경고를 받은 것만 몇 차례였지만 무작정 세월을 허비했던 건 아니에요. 인도를 여행하고 인사동에서 사설 철학 강좌를 들으며 구조주의나 프랑크푸르트 학파, 노장 철학에 대해 공부했어요. 잠을 설쳐가며 책 읽고 글 쓰는 게 일상이었죠. 단편영화를 만들고 비평잡지를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서진영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20대에 이미 창업을 두 번이나 하셨다고요? 그 과정과 결과가 궁금합니다.

전수영 20대 초반에는 서울의 번화한 거리에 재즈를 틀어주는 고급 술집을 차렸습니다. 3년간 운영한 끝에 꽤 많은 수익을 올렸지만, 원인 모를 갈증을 느꼈어요. 결국 ‘장사’가 아닌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꽤 많은 권리금을 받고 가게를 넘겼습니다. 그 후에 선택한 사업은 음악을 파는 일이었어요. 사실 콘텐츠 제작을 하고 싶었는데, 인맥과 자본이 부족했죠. 결국 콘텐츠 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분야 중 힙합이라는 장르를 선택했습니다. 지출을 미덕으로 삼는 마니아들이 있고, 밴드나 아이돌에 비해 제작, 유지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해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곧 주류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제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사업 초반에는 유명한 아티스트들과 일을 하고 굵직한 일을 맡게 되면서 기세가 등등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식견이 부족했고, 한계가 명료했습니다. ‘나는 왜 사업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어요. 결국 두 번째 사업은  꽤 큰 빚만을 남기고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서진영 평범하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낸 것만은 확실해보입니다. 언급한 여러 경험들이 현재의 경영철학을 구축하는 데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궁금합니다. 

전수영 결국 빚더미와 함께 30대를 시작했어요. 열패감이 들었고, 건강까지 악화됐죠. 20대를 함께 했던 사람들도 주변에서 많이 떠나갔습니다. 그나마 남은 인맥과 기획자로서의 재능을 버무려 빚을 갚아나갔어요. 포트폴리오로도 쓸 수 없는 일들을 밤새워 처리하면서 자존감도 끝없이 추락했던 시기였죠. 30대 중반에야 빚을 모두 갚았고,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 8개월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북한산을 오르고 독서를 했어요. 마음의 염증을 다스리고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비로봉이 동네 뒷산처럼 여겨질 정도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동안의 무지와 오만함이 떠올랐어요. 아울러 북한산의 세세한 풍경과 계절의 흐름이 눈에 들어올 즈음 새롭게 다짐했습니다. 행복하고 의미 있는 흐름을 만들자. 그리고 그 파동을 증폭시켜 사람들 각자의 우주가 발견되고 더욱 넓어지도록 하자. 이런 생각을 토대로 스타십벤딩머신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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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과 리듬을 만드는 스타트업을 꿈꾸며

스타십벤딩머신은 멋진 포부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진행된 몇 년 동안 눈에 띄는 매출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스타십벤딩머신의 가능성을 눈여겨보던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유치는 최근 유행하는 VR과 AR에 접목시킬 수 있는 스타십벤딩머신의 원천기술에 주목한 결과이며, 비록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VR과 AR 시장을 진일보시킬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진영 궁극적으로 스타십벤딩머신이 어떤 기업을 만들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스타십벤딩머신의 롤 모델이 되는 기업이 있나요?

전수영 스타십벤딩머신이 지향하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흐름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스타십벤딩머신을 텐센트와 픽사, 아마존급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운좋게도 거대한 흐름이 이미 시작됐고 물살이 급해지는 중입니다. 일례로 텐센트는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다른 업체와의 미팅 한 번이 아쉬운 입장이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게임업체와 ICT 업체가 텐센트에게 구애하는 상황으로 역전되었죠. 대세의 빠른 전환 속에서 3년 후, 혹은 5년 후와 같은 미래를 정밀하게 예측하려고 노력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큰 방향으로 시작된 현재의 물결에 약간의 골을 더하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리듬을 만드는 기업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반복되는 맥을 통해 생명을 느끼기에 쉽게 마음을 열고 몸을 움직이게 됩니다. 창의성을 대표하는 음악의 경우에도 그 근간에는 규칙과 언어를 정리하고 지원하는 리듬이 있죠. 스타십벤딩머신은 인간의 창의성을 구현하는 ICT기술을 이용해서 콘텐츠 제작 분야의 파동을 극대화하는 주체로 거듭날 것입니다.

 

스타십벤딩머신의 채용공고에는 과몰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한 가지에 미쳐본 적이 있는 사람. 일과 생활의 일치하는 사람. 어려운 문제와 마주하더라도 연구하고 고민하며 방법을 찾는 과정이 너무 즐거워서 일하는 줄도 모르고 빠져들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전수영 대표와 권지용 이사를 포함한 스타십벤딩머신의 인력들은 지금까지 과몰입 상태로 기술을 개발해왔다. 이들이 앞으로 기존 흐름에 어떤 샛길을 만들거나 리듬을 만들더라도, 뚜렷한 목표와 공유하는 정신이 있는 한 험난할지언정 괴롭지 않은 길이 될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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