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사익을 좇는 것은 기업이 가진 태생적 본분이다. 그러나 사회와 대중의 공익을 위해 일정 부분 이상 기여해야 하는 것도 기업이 짊어져야 할 책무다. 특정 분야라면 더욱 그런데, 대표적 것이 바이오 기업이다. 인류의 건강과 질환 치료를 위한 사업이 주요 업무인 이유에서다. SCM생명과학이 바이오 업계에서 세간의 주목을 모으는 까닭이기도 하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SCM생명과학은 사업기반 구축, 연구개발, 투자유치, 임상시험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이병건 대표를 만나 SCM생명과학의 최근 행보, 글로벌 전략, 미래 비전, 그리고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이 가야할 지향점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대한민국은 바이오 강국이 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문제는 자본을 가진 대기업과 혁신적 원천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이 상호 협력하는 공생의 시스템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SCM생명과학이 본보기가 될 수 있는 훌륭한 사례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약 및 바이오 분야에서만 3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이병건 대표의 일성이다. 이 대표는 제약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갈수록 저하되는 이유를 느린 의사결정 과정과 리스크를 감내하는 도전정신 부재에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바이오 벤처기업의 기술과 신속한 발전성이 대기업과 만날 때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 대표가 국내 최고의 제약기업 CEO 자리를 박차고 벤처기업인 SCM생명과학 수장으로 과감히 자리를 옮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천기술에 날개를 달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상처 부위를 재생시키고 손상된 장기를 복구할 수 있는 ‘꿈의 치료제’로 불린다. 하지만 줄기세포를 얻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섞일 가능성이 커 얼마나 순도가 높은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SCM생명과학은 독자적인 원천기술 확보로 차세대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생산을 목표로 하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이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에 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줄기세포 기반의 신약을 개발 중이며, 무엇보다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과 희망을 제공하는 사회 공익적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2014년 창립된 SCM생명과학이 최근 바이오 업계에서 돋보이는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작년 5월 이병건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다. 이 대표는 취임 1년 6개월 만에 500억 원이 넘는 투자유치를 받아냈으며,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독려해 국내외 기업과 다수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으며, 현재 상장 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병건 대표는 서울대학교 공대 및 대학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데 이어 미국 라이스대학에서 의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연구소 안전성 센터장으로 시작해 삼양사 초대 의약사업 본부장, 미국 바이오 기업 익스프레션 제네틱스(Expression Genetics) CEO를 역임한 바 있다. 2004년 녹십자로 전격 영입된 후 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7년 종근당 부회장을 역임한 후 2018년 5월에 SCM생명과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현재 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 이사장과 첨단재생의료 산업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취임 후 이 대표가 일련의 혁혁한 성과를 거둔 이유는 SCM생명과학의 해외사업 개발 및 기술이전 글로벌 사업화를 총괄한데 있다. 실무는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에 큰 강점을 지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녹십자 재직 당시 연구개발과 생산을 지휘했으며, 이 당시 국내는 물론 미국의 바이오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녹십자의 해외 임상과 북미 진출이라는 성공을 일궈낸 바 있다. 이 대표의 이런 이력과 강점, 글로벌 네트워크를 SCM생명과학에 고스란히 이식한 것이 최근의 성과를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SCM생명과학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원천기술은 어디까지 진행된 상태일까? 이병건 대표는 연구개발과 사업성 모두 확보된 상태라고 말한다.
“SCM생명과학은 건강한 사람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치료제로 만들 수 있는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에 관한 원천기술은 물론 치료제를 냉동 보관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줄기세포를 추출할 대상과 이를 보관할 기간이 연장된 만큼 사업적 가치도 높아졌습니다” 
SCM생명과학의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기술은 가히 독보적이라는 게 바이오 업계의 평가다. 특히, 층분리배양법 기술을 활용할 경우 다른 바이오 기업과 비교할 때 순도 높은 줄기세포 배양이 가능 하다. 단 1mL의 골수로 최소 50명 이상의 환자 치료가 가능한 것이다. 기존의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의 1회 투여 당 20mL의 골수가 필요했던 것에 비한다면 비약적인 기술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표에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SCM생명과학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자체적인 특허기술인 층분리배양법을 활용합니다. 아주 적은 양의 골수로부터 성체줄기세포군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바로 층분리배양법입니다. 무엇보다 환자 각각의 질환에 적합한 효능을 내는 고순도 줄기세포를 분리할 수 있으며, 이를 배양해 치료제로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원천특허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에 등록된 상태며, 개량특허는 작년에 국내 등록를 마치고 해외 출원이 진행 중입니다”
이런 성과가 인정돼 SCM생명과학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신기술 인증(NET)을 받은데 이어, 작년에는 면역질환에 특화된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제조기술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결국 될 성부터 남다른 떡잎을 가진 SCM생명과학은 바이오 업계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가진 이병건 대표의 합류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강력한 날개를 달게 된 것이다. 


국내외 주목받는 줄기세포치료제 전문기업
그렇다면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병건 대표가 생각하는 줄기세포 치료의 궁극적 지향점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치료의 효용성과 희귀질환에 대한 호환성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얼마나 많은 양의 세포를 투여해 어느 정도 좋은 효과를 보느냐가 줄기세포 치료의 지향점입니다. 결국 순도가 높고 효능이 좋다는 것은 적은 숫자의 줄기세포를 사용하더라도 효과가 좋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불어 특정 질환의 바이오마커를 찾아내 필요한 줄기세포를 만드는 원천기술도 중요합니다. SCM생명과학은 희귀질환인 만성 이식편대 숙주질환과 급성 췌장염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근본적 치료가 힘들었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 등을 비롯해 난치성 질환 치료에 성과를 거두는 중입니다”
특히, 만성 이식편대 숙주질환은 품목허가를 통해 오는 2023년 상용화가 예정돼 있다. 급성 췌장염 치료제는 희귀약품 지정을 신청해 2024년 무렵,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경우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SCM생명과학은 작년 하반기 국내 투자기관 및 말레이시아의 듀오파마(Duopharma Biotech Berhad) 등으로부터 441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5월에는 한독과 4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 및 줄기세포 치료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6월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20억 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받는 등 이병건 대표 체제 아래서 약 500억 원이 넘는 펀딩에 성공했다.
특히, 한독과의 투자 유치는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의 하나로 한독은 SCM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중증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공동개발 및 국내 상용화에 대한 독점 권한을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병건 대표는 이에 대해 “SCM생명과학은 국내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우수한 임상 역량을 보유한 한독과 국내 상용화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게 된 점은 고무적이라 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협력 관계를 발전시킨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편, SCM생명과학은 연구시설뿐 아니라 줄기세포 제조시설도 별도로 갖추고 있다.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이를 세포보관실로 옮겨 GVHD, 급성췌장염, 아토피 피부염 등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공급 중이다. 주목할 사실은 일반적인 바이오 벤처기업이 연구개발만 진행하고 제조생산은 외주로 돌리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당연한 구조라고 설명하며, 연구와 제조를 동시에 진행하는 만큼 품질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특성상 환자 상태에 맞게 생산되는 맞춤형 의약품입니다. 따라서 연구개발과 생산이 같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한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다른 바이오 기업에 비해 임직원 수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품질관리를 완벽히 체크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줄기세포 운반 시 직접 들고 다니지 않고 완벽하게 멸균 처리된 특수 통로를 통해 이동하는 등 작은 부분까지 품질관리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품질강화에 대한 노력과 연구개발은 미국, 유럽, 호주, 중국,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SCM생명과학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생명의 가치를 가늠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에게는 어떤 덕목이 필요할까? 이병건 대표의 답은 명쾌했다.
“바이오 기업의 CEO라면 불투명한 미래를 예측하는 직관적 통찰력, 외부 변화를 유연하지만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자세, 그리고 신속한 의사결정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더불어 인재경영을 통해 임직원에게 일과 삶에서 행복함을 전달할 수 있는 리더십도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병건 대표가 좌우명이자 신조로 삼는 인본주의(人本主義)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 선택이고 결정인지 늘 고민해야 하며, 이를 위해 비즈니스에서도 상식이 통하는 말과 행동을 우선해야 한다고 이 대표는 강조한다. 질환과 생명을 다루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인만큼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인본주의가 SCM생명과학의 기업철학과 이병건 대표의 신념에 녹아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었다.


결국은 사람, 人本主義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신념은 바쁜 비즈니스 속에서도 이 대표에게 큰 힘과 응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에서도 찾을 수 있다. 더불어 또 다른 가족인 SCM생명과학 임직원에게도 일과 일상에서 모두 즐거움을 찾되 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길 바라는 마음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병건 대표는 얼마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LG화학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LG출신이 창업한 바이오 기업을 하나로 뭉치게 한다면 국내 바이오 산업의 패권을 장악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바이오 선도기업으로 단번에 도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LG 출신으로 바이오 기업을 창업한 최고경영자는 약 50명에 이르며, 코스닥에 상장된 100여 개의 바이오 기업 중 10개 회사 가량을 LG 출신이 경영하고 있다. LG 출신 바이오 기업 CEO의 강세에 대해 이병건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980년대 LG는 이미 해외 협력을 통한 다각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관련 인재들이 실무적인 면에서도 연구개발부터 제조, 글로벌 임상 및 허가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적 경험을 했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으로 다진 창조적 비즈니스 마인드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전히 OB모임을 통해 활발한 정보 공유와 교류가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 하겠습니다”
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상호 협업으로 시너지를 높여나가는 모습에 대해 이 대표는 “바이오 사업은 비즈니스 인맥이 상대적으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국내외에 포진돼 있는 LG 출신들은 서로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현재 이병건 대표는 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 제7대 이사장과 첨단재생의료 산업협의회 회장도 겸직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는 백신 개발과 보급을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 주도 아래 지난 1997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한국에 본부를 둔 첫 국제기구이기도 하다. SCM생명과학 CEO로서 바쁜 비즈니스를 이어가는 와중이지만 전 세계의 백신과 한국의 재생의료 사업에도 일조하기 위해서다.
“백신과 바이오 의약품의 개발 및 상업화에 참여해 온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을 위해 백신을 개발, 보급하는 후원회를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는 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 이사장 취임 당시 이 대표의 소감에서 그 진정성을 찾아 볼 수 있다.
30년이 넘는 지금까지의 커리어 중 가장 보람된 일을 묻는 질문에 이병건 대표는 2009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은 신종플루 확산 사태를 회상했다. 당시 녹십자에서 근무 중이던 이 대표는 녹십자가 화순에 독감백신 공장을 완공한 같은 해 신종플루가 발생, 전 국민 50%에 달하는 2,500만 도즈를 정부에 공급하며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2010년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사례를 발표하며, 신종플루에 모범적으로 대처한 국가로 대한민국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총괄책임자로 이 프로젝트를 전두 지휘했다.
‘결국은 사람’이라는 이병건 대표의 말처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한 신약 개발, 사업 다각화와 성공을 위한 인맥 관계, 여기에 가족과의 끈끈한 정, 임직원의 신뢰와 소통까지 모든 것이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귀결되는 것 아닐까. 
오랜 지인인 LG하우시스 민경집 대표는 이병건 대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들려줬다.
“개인적으로 대학과 대학원 2년 선배인 탓에 젊은 시절부터 이병건 대표님을 알아왔습니다. 너그러운 성품과 합리적인 사고는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고, 술 한잔 못하지만 언제나 대표님과 함께 하는 자리는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로 넘쳤습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인간미가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중인 이병건 대표와 본지 손홍락 발행인


글로벌 바이오 기업 도약해 재생의료 선도할 것
지난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전 세계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의 동향을 공유하는 2019 세포&유전자 미팅 콘퍼런스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스배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말 그대로 글로벌 세포 유전자 기술이 한 자리에 모이는 현장에서 SCM생명과학이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발표에 나섰다. 벌써 5년째 이 행사에 참석한 SCM생명과학은 단연 빛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병건 대표는 직접 현지를 방문해 해외 기업 관계자들과 기업소개 및 기술제휴 등 수 차례의 미팅을 소화해 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SCM생명과학이 2020년 상반기에 미국에서 면역항암제인 전이성신장세포암 세포 치료제의 임상2b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SCM생명과학이 면역항암제 개발이 가능한 것은 올해 2월 미국의 아르고스(Argos Therapeutics)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SCM생명과학은 국내 바이오 기업 제넥신과 함께 법정관리에 있던 아르고스를 약 125억 원에 공동인수(지분율 SCM생명과학 51% : 제넥신 49%)해 사명을 코이뮨(CoImmune)으로 변경했다.
이 대표는 아르고스 인수 후 “임상시험을 진행할 전이성신장세포암 세포 치료제는 아르고스에서 임상3상을 진행했다가 실패한 물질이지만 최근 임상 디자인을 변경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 질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성과에서 알 수 있듯 지난 해 5월 SCM생명과학 대표이사 취임 당시 천명했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현실화되고 있다. 코이뮨을 통해 미국, 유럽 시장 판매를 위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생산기지를 확보했으며,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위해 툴젠, 미국 유타대학교 등 다양한 기업 및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주지할 사실은 코이뮨을 통해 얻게 된 연구개발 노하우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과 공유해 대한민국의 바이오 기술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는 이 대표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이병건 대표는 재생의료 분야에 있어 대한민국과 아시아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시아가 가장 취약한 산업 분야가 제약 바이오입니다. 하지만 재생의료는 새로운 분야인데다 글로벌 제약 기업이 아직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탓에 아시아가 먼저 선점해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도약할 것입니다”
바이오 사업은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미래의 먹거리이자 주요한 성장 동력이다. 이에 대해 이병건 대표는 줄기세포 치료의 허용 범위가 넓어져 연구개발과 임상시험 데이터가 누적된다면 궁극적으로 바이오 분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대한민국은 바이오 강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아주 큰 나라입니다. 문제는 자본이 풍부한 대기업과 첨단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이 협력하는 유기적인 생태계가 미비하다는 걸림돌입니다. 바이오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늘어나야 합니다. 첨단재생의료 산업협의회를 설립한 것도 작은 규모의 바이오 기업들이 뜻을 모아 대한민국 바이오 사업이 가야 할 올바른 길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에서 입니다”
이병건 대표의 목표는 확고했다. SCM생명과학을 세계적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시켜 재생의료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물론, 혼자 가지는 않는다. 크고 작은 국내 바이오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대한민국을 바이오 강국으로 이끌려는 원대한 비전이 큰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된 경영자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멋쩍게 밝힌 초로(初老)의 CEO가 건네는 눈빛은 단호함과 확신으로 가득 찼다.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지극히 평범한 공간에서 사뭇 비범하게 시작되고 있었다.   

Interview 손홍락 발행인 Editor 문효근 Photographer 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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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홍락 발행인의 휴먼 인터뷰]‘꿈의 치료제’ 줄기세포 신약으로 바이오 강국 이끈다

Cover Story, SCM생명과학 이병건 대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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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홍락 발행인의 휴먼 인터뷰]‘꿈의 치료제’ 줄기세포 신약으로 바이오 강국 이끈다

상업적 사익을 좇는 것은 기업이 가진 태생적 본분이다. 그러나 사회와 대중의 공익을 위해 일정 부분 이상 기여해야 하는 것도 기업이 짊어져야 할 책무다. 특정 분야라면 더욱 그런데, 대표적 것이 바이오 기업이다. 인류의 건강과 질환 치료를 위한 사업이 주요 업무인 이유에서다. SCM생명과학이 바이오 업계에서 세간의 주목을 모으는 까닭이기도 하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SCM생명과학은 사업기반 구축, 연구개발, 투자유치, 임상시험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이병건 대표를 만나 SCM생명과학의 최근 행보, 글로벌 전략, 미래 비전, 그리고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이 가야할 지향점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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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바이오 강국이 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문제는 자본을 가진 대기업과 혁신적 원천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이 상호 협력하는 공생의 시스템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SCM생명과학이 본보기가 될 수 있는 훌륭한 사례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약 및 바이오 분야에서만 3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이병건 대표의 일성이다. 이 대표는 제약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갈수록 저하되는 이유를 느린 의사결정 과정과 리스크를 감내하는 도전정신 부재에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바이오 벤처기업의 기술과 신속한 발전성이 대기업과 만날 때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 대표가 국내 최고의 제약기업 CEO 자리를 박차고 벤처기업인 SCM생명과학 수장으로 과감히 자리를 옮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천기술에 날개를 달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상처 부위를 재생시키고 손상된 장기를 복구할 수 있는 ‘꿈의 치료제’로 불린다. 하지만 줄기세포를 얻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섞일 가능성이 커 얼마나 순도가 높은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SCM생명과학은 독자적인 원천기술 확보로 차세대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생산을 목표로 하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이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에 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줄기세포 기반의 신약을 개발 중이며, 무엇보다 난치병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과 희망을 제공하는 사회 공익적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2014년 창립된 SCM생명과학이 최근 바이오 업계에서 돋보이는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작년 5월 이병건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다. 이 대표는 취임 1년 6개월 만에 500억 원이 넘는 투자유치를 받아냈으며,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독려해 국내외 기업과 다수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으며, 현재 상장 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병건 대표는 서울대학교 공대 및 대학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데 이어 미국 라이스대학에서 의료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연구소 안전성 센터장으로 시작해 삼양사 초대 의약사업 본부장, 미국 바이오 기업 익스프레션 제네틱스(Expression Genetics) CEO를 역임한 바 있다. 2004년 녹십자로 전격 영입된 후 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7년 종근당 부회장을 역임한 후 2018년 5월에 SCM생명과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현재 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 이사장과 첨단재생의료 산업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취임 후 이 대표가 일련의 혁혁한 성과를 거둔 이유는 SCM생명과학의 해외사업 개발 및 기술이전 글로벌 사업화를 총괄한데 있다. 실무는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에 큰 강점을 지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녹십자 재직 당시 연구개발과 생산을 지휘했으며, 이 당시 국내는 물론 미국의 바이오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녹십자의 해외 임상과 북미 진출이라는 성공을 일궈낸 바 있다. 이 대표의 이런 이력과 강점, 글로벌 네트워크를 SCM생명과학에 고스란히 이식한 것이 최근의 성과를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SCM생명과학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원천기술은 어디까지 진행된 상태일까? 이병건 대표는 연구개발과 사업성 모두 확보된 상태라고 말한다.
“SCM생명과학은 건강한 사람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치료제로 만들 수 있는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에 관한 원천기술은 물론 치료제를 냉동 보관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완료한 상태입니다. 줄기세포를 추출할 대상과 이를 보관할 기간이 연장된 만큼 사업적 가치도 높아졌습니다” 
SCM생명과학의 고순도 줄기세포 분리기술은 가히 독보적이라는 게 바이오 업계의 평가다. 특히, 층분리배양법 기술을 활용할 경우 다른 바이오 기업과 비교할 때 순도 높은 줄기세포 배양이 가능 하다. 단 1mL의 골수로 최소 50명 이상의 환자 치료가 가능한 것이다. 기존의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의 1회 투여 당 20mL의 골수가 필요했던 것에 비한다면 비약적인 기술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표에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SCM생명과학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자체적인 특허기술인 층분리배양법을 활용합니다. 아주 적은 양의 골수로부터 성체줄기세포군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바로 층분리배양법입니다. 무엇보다 환자 각각의 질환에 적합한 효능을 내는 고순도 줄기세포를 분리할 수 있으며, 이를 배양해 치료제로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원천특허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에 등록된 상태며, 개량특허는 작년에 국내 등록를 마치고 해외 출원이 진행 중입니다”
이런 성과가 인정돼 SCM생명과학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신기술 인증(NET)을 받은데 이어, 작년에는 면역질환에 특화된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제조기술을 개발해 국내 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결국 될 성부터 남다른 떡잎을 가진 SCM생명과학은 바이오 업계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가진 이병건 대표의 합류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강력한 날개를 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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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주목받는 줄기세포치료제 전문기업
그렇다면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병건 대표가 생각하는 줄기세포 치료의 궁극적 지향점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치료의 효용성과 희귀질환에 대한 호환성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얼마나 많은 양의 세포를 투여해 어느 정도 좋은 효과를 보느냐가 줄기세포 치료의 지향점입니다. 결국 순도가 높고 효능이 좋다는 것은 적은 숫자의 줄기세포를 사용하더라도 효과가 좋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불어 특정 질환의 바이오마커를 찾아내 필요한 줄기세포를 만드는 원천기술도 중요합니다. SCM생명과학은 희귀질환인 만성 이식편대 숙주질환과 급성 췌장염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근본적 치료가 힘들었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 등을 비롯해 난치성 질환 치료에 성과를 거두는 중입니다”
특히, 만성 이식편대 숙주질환은 품목허가를 통해 오는 2023년 상용화가 예정돼 있다. 급성 췌장염 치료제는 희귀약품 지정을 신청해 2024년 무렵,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의 경우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SCM생명과학은 작년 하반기 국내 투자기관 및 말레이시아의 듀오파마(Duopharma Biotech Berhad) 등으로부터 441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5월에는 한독과 4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 및 줄기세포 치료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6월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20억 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받는 등 이병건 대표 체제 아래서 약 500억 원이 넘는 펀딩에 성공했다.
특히, 한독과의 투자 유치는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의 하나로 한독은 SCM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중증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공동개발 및 국내 상용화에 대한 독점 권한을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병건 대표는 이에 대해 “SCM생명과학은 국내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우수한 임상 역량을 보유한 한독과 국내 상용화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게 된 점은 고무적이라 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협력 관계를 발전시킨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한편, SCM생명과학은 연구시설뿐 아니라 줄기세포 제조시설도 별도로 갖추고 있다. 줄기세포를 배양하고 이를 세포보관실로 옮겨 GVHD, 급성췌장염, 아토피 피부염 등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공급 중이다. 주목할 사실은 일반적인 바이오 벤처기업이 연구개발만 진행하고 제조생산은 외주로 돌리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당연한 구조라고 설명하며, 연구와 제조를 동시에 진행하는 만큼 품질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특성상 환자 상태에 맞게 생산되는 맞춤형 의약품입니다. 따라서 연구개발과 생산이 같이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한 과정이라 하겠습니다. 다른 바이오 기업에 비해 임직원 수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품질관리를 완벽히 체크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줄기세포 운반 시 직접 들고 다니지 않고 완벽하게 멸균 처리된 특수 통로를 통해 이동하는 등 작은 부분까지 품질관리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품질강화에 대한 노력과 연구개발은 미국, 유럽, 호주, 중국,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SCM생명과학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생명의 가치를 가늠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에게는 어떤 덕목이 필요할까? 이병건 대표의 답은 명쾌했다.
“바이오 기업의 CEO라면 불투명한 미래를 예측하는 직관적 통찰력, 외부 변화를 유연하지만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자세, 그리고 신속한 의사결정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더불어 인재경영을 통해 임직원에게 일과 삶에서 행복함을 전달할 수 있는 리더십도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병건 대표가 좌우명이자 신조로 삼는 인본주의(人本主義)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 선택이고 결정인지 늘 고민해야 하며, 이를 위해 비즈니스에서도 상식이 통하는 말과 행동을 우선해야 한다고 이 대표는 강조한다. 질환과 생명을 다루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인만큼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인본주의가 SCM생명과학의 기업철학과 이병건 대표의 신념에 녹아있음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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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사람, 人本主義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신념은 바쁜 비즈니스 속에서도 이 대표에게 큰 힘과 응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에서도 찾을 수 있다. 더불어 또 다른 가족인 SCM생명과학 임직원에게도 일과 일상에서 모두 즐거움을 찾되 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길 바라는 마음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병건 대표는 얼마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LG화학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LG출신이 창업한 바이오 기업을 하나로 뭉치게 한다면 국내 바이오 산업의 패권을 장악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바이오 선도기업으로 단번에 도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LG 출신으로 바이오 기업을 창업한 최고경영자는 약 50명에 이르며, 코스닥에 상장된 100여 개의 바이오 기업 중 10개 회사 가량을 LG 출신이 경영하고 있다. LG 출신 바이오 기업 CEO의 강세에 대해 이병건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980년대 LG는 이미 해외 협력을 통한 다각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관련 인재들이 실무적인 면에서도 연구개발부터 제조, 글로벌 임상 및 허가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적 경험을 했다는 점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도전정신과 개척정신으로 다진 창조적 비즈니스 마인드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전히 OB모임을 통해 활발한 정보 공유와 교류가 있다는 점도 강점이라 하겠습니다”
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상호 협업으로 시너지를 높여나가는 모습에 대해 이 대표는 “바이오 사업은 비즈니스 인맥이 상대적으로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국내외에 포진돼 있는 LG 출신들은 서로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현재 이병건 대표는 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 제7대 이사장과 첨단재생의료 산업협의회 회장도 겸직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는 백신 개발과 보급을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 주도 아래 지난 1997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한국에 본부를 둔 첫 국제기구이기도 하다. SCM생명과학 CEO로서 바쁜 비즈니스를 이어가는 와중이지만 전 세계의 백신과 한국의 재생의료 사업에도 일조하기 위해서다.
“백신과 바이오 의약품의 개발 및 상업화에 참여해 온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을 위해 백신을 개발, 보급하는 후원회를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는 국제백신연구소한국후원회 이사장 취임 당시 이 대표의 소감에서 그 진정성을 찾아 볼 수 있다.
30년이 넘는 지금까지의 커리어 중 가장 보람된 일을 묻는 질문에 이병건 대표는 2009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은 신종플루 확산 사태를 회상했다. 당시 녹십자에서 근무 중이던 이 대표는 녹십자가 화순에 독감백신 공장을 완공한 같은 해 신종플루가 발생, 전 국민 50%에 달하는 2,500만 도즈를 정부에 공급하며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2010년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사례를 발표하며, 신종플루에 모범적으로 대처한 국가로 대한민국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총괄책임자로 이 프로젝트를 전두 지휘했다.
‘결국은 사람’이라는 이병건 대표의 말처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이어가기 위한 신약 개발, 사업 다각화와 성공을 위한 인맥 관계, 여기에 가족과의 끈끈한 정, 임직원의 신뢰와 소통까지 모든 것이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으로 귀결되는 것 아닐까. 
오랜 지인인 LG하우시스 민경집 대표는 이병건 대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들려줬다.
“개인적으로 대학과 대학원 2년 선배인 탓에 젊은 시절부터 이병건 대표님을 알아왔습니다. 너그러운 성품과 합리적인 사고는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고, 술 한잔 못하지만 언제나 대표님과 함께 하는 자리는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로 넘쳤습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인간미가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24d1ba82a0b0e3c84e793e64c21380a1_1574829339_2376.jpg​인터뷰 중인 이병건 대표와 본지 손홍락 발행인


글로벌 바이오 기업 도약해 재생의료 선도할 것
지난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전 세계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연구개발의 동향을 공유하는 2019 세포&유전자 미팅 콘퍼런스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스배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렸다. 말 그대로 글로벌 세포 유전자 기술이 한 자리에 모이는 현장에서 SCM생명과학이 국내 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발표에 나섰다. 벌써 5년째 이 행사에 참석한 SCM생명과학은 단연 빛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병건 대표는 직접 현지를 방문해 해외 기업 관계자들과 기업소개 및 기술제휴 등 수 차례의 미팅을 소화해 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SCM생명과학이 2020년 상반기에 미국에서 면역항암제인 전이성신장세포암 세포 치료제의 임상2b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SCM생명과학이 면역항암제 개발이 가능한 것은 올해 2월 미국의 아르고스(Argos Therapeutics)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SCM생명과학은 국내 바이오 기업 제넥신과 함께 법정관리에 있던 아르고스를 약 125억 원에 공동인수(지분율 SCM생명과학 51% : 제넥신 49%)해 사명을 코이뮨(CoImmune)으로 변경했다.
이 대표는 아르고스 인수 후 “임상시험을 진행할 전이성신장세포암 세포 치료제는 아르고스에서 임상3상을 진행했다가 실패한 물질이지만 최근 임상 디자인을 변경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 질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련의 성과에서 알 수 있듯 지난 해 5월 SCM생명과학 대표이사 취임 당시 천명했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현실화되고 있다. 코이뮨을 통해 미국, 유럽 시장 판매를 위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생산기지를 확보했으며,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을 위해 툴젠, 미국 유타대학교 등 다양한 기업 및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주지할 사실은 코이뮨을 통해 얻게 된 연구개발 노하우를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과 공유해 대한민국의 바이오 기술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는 이 대표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이병건 대표는 재생의료 분야에 있어 대한민국과 아시아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시아가 가장 취약한 산업 분야가 제약 바이오입니다. 하지만 재생의료는 새로운 분야인데다 글로벌 제약 기업이 아직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탓에 아시아가 먼저 선점해 가이드라인을 만든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도약할 것입니다”
바이오 사업은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미래의 먹거리이자 주요한 성장 동력이다. 이에 대해 이병건 대표는 줄기세포 치료의 허용 범위가 넓어져 연구개발과 임상시험 데이터가 누적된다면 궁극적으로 바이오 분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대한민국은 바이오 강국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아주 큰 나라입니다. 문제는 자본이 풍부한 대기업과 첨단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이 협력하는 유기적인 생태계가 미비하다는 걸림돌입니다. 바이오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늘어나야 합니다. 첨단재생의료 산업협의회를 설립한 것도 작은 규모의 바이오 기업들이 뜻을 모아 대한민국 바이오 사업이 가야 할 올바른 길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내자는 취지에서 입니다”
이병건 대표의 목표는 확고했다. SCM생명과학을 세계적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시켜 재생의료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물론, 혼자 가지는 않는다. 크고 작은 국내 바이오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대한민국을 바이오 강국으로 이끌려는 원대한 비전이 큰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퇴 후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된 경영자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멋쩍게 밝힌 초로(初老)의 CEO가 건네는 눈빛은 단호함과 확신으로 가득 찼다. 대한민국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지극히 평범한 공간에서 사뭇 비범하게 시작되고 있었다.   

Interview 손홍락 발행인 Editor 문효근 Photographer 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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